[제181호] 청년들의 사회공공복무 의무제가 시대적 소명이다 / 정영록(경제 77학번,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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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라고 판단한다. 오히려 국민개병제(皆兵制)를 확대, 사회공공복무 의무제가 답이라고 확신한다. 당면과제는 북핵문제뿐 아니라, 인구절벽에 따른 징집자원의 급감과 지방 대학의 몰락, 정상궤도 진입에 미흡한 중소·중견·사회적 기업, 그리고 출산기피, 고령화 시대 대비 미비 등의 3가지다. 특단의 조치 없이 4차산업혁명의 파고와 고령화 사회를 어떻게 넘고, 대처할 수 있을지? 이들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물력이 들어가는 대단히 큰 과제이다. 이 것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청년층의 사회공공복무 의무제이다.
사회공공복무 의무제란? 확대된 남녀 개병제이다. 병역만이 아니라, 중소·중견·사회적기업 파견, 읍·면·동 단위의 공동체 생활여건 개선 등으로 3원화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남·녀 불문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청년들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겨냥하는 것은 두 가지다. 현대국방의 핵심은 단순한 국방력만 이 아니다. 종합억지력으로서의 국방력이다. 국방력뿐아니라, 사회구성의 핵심조직인 기업의 능력제고, 그리고 내가 살고 싶은 공동체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주거 단지별로 탄탄한 육아, 어르신 돌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해 줄 수 있게 된다. 70% 이상이 대학학력인 이들 청년인력을 활용, 국방력의 준(準)간부화, 취약기업층의 디지털능력 제고, 대외접촉력 강화와도 연계된다. 이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내가 살고 싶은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종합억지력을 획기적으로 올리게된다. 한편, 청년층에게 적어도 사회조직생활이라는 경험자산을 쌓게 하자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의무가 끝나면 주택청약자격과 연계된 사회정착자금으로 5천만원 이상을 갖고 나가게 하는 것이다.
해방 후 75여년간 쌓아온 우리의 국가이미지는 경제국가이다. 북한과의 대치도, 광속도발전 중국의 극복도 경제강국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이를 위해 사회에 처음 진출하게 되는 청년세대들의 능력을 더욱 키워줄 필요가 있다. 그 차원에서 사회공공복무 의무제가 청년층 인사들의 자기계발 기회로 활용되어야 한다. 단순히 시간을 썩히는 부정적 시각을 고쳐야 한다.
당장, 반대가 쏟아질 것이다. 군 병력을 그렇게 줄여도 되느냐고? 현대는 백병전의 시기가 아니다. 결국은 전자전이고 최신무기전이다. 물론 해병대, UDT등 몸을 써야 강군이 되는 영역도 있다. 이 분야는 계속해서 강한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역의 핵심이 기계화, 전자화, 첨단장비 운용이 될 것이다. 육군위주의 군대가 아니라, 육·해·공군의 조화와 균형이 있어야 한다. 그만큼, 운용병력이 숫자만으로 채워질 필요가 없다. 군도 인적자원을 귀하게 여기고 효율적 활용방안을 숙고해야 한다. 자금 조달도 큰 문제가 없다.
또 하나의 반발은, 진로결정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국가가 너무 개입하게 된다는 점이다. 전체주의적인 사고가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배고픔을 극복한 계기가 해방 후 초등학교 의무제 도입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효과가 중요했지, 전체주의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청년세대의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뾰족한 극복 방안이라도 있는지? 거의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예지를 모아야 한다. 미래가 그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국민개병제라는 냉전시대의 전략 자산을 보다 선진적인 사회공공복무 의무제로 확대하면, 효율적인 사회로 이행할 수 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 차원에서 하루 빨리 도입해야한다.
어쩌면 상당수의 청소년층이 골방에서 하루 종일 손가락 놀림만 하다가 인생을 낭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들 미래세대를 양지로 끌어내서 더 키워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제도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 부머라도 가세할 수만 있다면 더 더욱 그럴 것이다.
■ 정영록 교수
미국 남가주대학교(USC)에서 중국경제개혁을 주제로 경제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1990-98)으로 있으면서 2년간 주중한국대사관 연구관으로 파견 근무하고, KIEP 북경사무소를 개설하였다. 2001년 이후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로 있으면서 2011~14년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로 근무했다.
지난 5월 대한민국을 알짜국가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담은 저서 <핏팅 코리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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