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호] <봉천혼요사십년> 출간한 조 순 박사(전문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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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장과 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순(趙淳) 명예교수가 지난 3월 한시(漢詩)집을 출간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이면서도 어릴 때부터 한학(漢學)을 공부하여 한시와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시집의 제호는 <趙淳漢詩集奉天昏曉四十年(봉천혼요40년)>, “봉천은 관악구 봉천동 현 자택을 뜻하고,“ 혼요”란“저녁(昏)과 새벽(曉)”을 의미하여“봉천동 자택에서 아침, 저녁을 산지 40년”을 뜻한다고 한다. 봉천동 자택에는“소천(少泉, 조박사의 호) 서사(書舍, 공부하는 집)”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작품 속에는 동서 고전을 읽고, 특히 중국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찾아본 많은 여행담, 시국에 대한 걱정과 세계정세에 대한 견해를 담은 시가 많고, 노경(걛境)의고적(孤寂), 고향에 대한 그리움, 봉천동자택에 대한 애착 등도 다양하게 담겨있다. 싯귀에 어려운 한자가 많고 함축(含蓄)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는 저자가 주석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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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사모임 회원들


이번 저서에는 그 동안 그가“난사(蘭社) 시회(詩會)”에서 발표한 작품 300여편이담겨 있다. “난사”는“난초처럼 맑은 향기를 나누는 모임”이라는 뜻. 어린 시절 한학자인 선친(조정재)으로부터 한문을 배우고 사서삼경을 공부한 바 있는 조순 박사가 한시(漢詩)를 배우고 싶은 생각에 1983년 늦가을학자들과 함께 만든 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이우성 전 성균관대 교수,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 김종길 전 고려대교수,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 이종훈 전 한국전력 사장 등이 함께 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들 중 여럿이 타계하고 이용태 회장의 동생인 이장우 영남대 명예교수와 서예가 이무호, 경상대 허권수 교수가 새로 합류했다. 요즘 조순 박사는 모임에 참석치 않고, 이용태, 이종훈, 이장우, 이부호, 허권수 등 5 사람이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만나 한시를 지으며 세상사를 노래했고, 이렇게 지어진 작품들을 모아 <난사시집>을 발간했다. 시집은 1999년에 제1집이 나왔고, 이후 매 4~5년마다 한 집씩 나와 지난 2017년 7월에 제5집이 출판되었다.



조 순(趙淳) 박사

조순 박사는 1928년 강원도 강릉 학산리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고향에서 보통학교를 마치고 숙부(조평재)가 판사로 근무하던 평양으로 가서 평양 제2고등보통학교를 다녔다. 2년 후 서울로 와서 경기중학교(현 경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경성경제전문학교(경성경전)에 입학했다. 그 해 8월에 경성경전이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으로 개편됨에 따라 서울상대 전문부에 편입되었으며,전문부 재학 중에 경제학은 물론 영문학에도 심취했다. 1949년 7월 전문부를 졸업한 그는 곧 고향인 강릉으로 내려가 강릉농업중학교 영어교사가 되었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육군사관학교 영어 교관(중위)으로 특채되었고, 거기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들의 은사가 되었다. 육사 교관으로 근무하면서도 경제학자로의 꿈을 잊지 않고 있다가 1957년 미국으로 건너 갔다.

1960년 보든대학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1967년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 직후 모교 교수로 부임했다. 서울대 교수로 약20년간 재임하면서 한국무역연구소 소장,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는 1988년 2월 취임한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그 해12월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되어 새로운 생애를 시작했다. 1992년에 한국은행 총재, 1994년에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1995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당에 입당, 지방선거를 치르고 서울특별시장이 되었다. 시장 퇴임후인 1997년에는 한나라당을 창당하고1998년 강릉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여 의회에 진출했다. 2년 후 임기가 만료되자 정계에서 은퇴하여 현재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서울대 경제학부명예교수와 명지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로 있다.


조순 박사는 이와 같이 경제학자이자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학자(漢學者)의 삶도 함께 살아왔다. 1983년 이후“난사”에서 한시(漢詩)를 짓고 읽었으며, 1993년부터 1년간 도산서 원 원장을 지냈다. 2002년부터 5년간 민족문화추진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5년부터 3년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을 지냈다.



서울상대 제자들

서울상대 동문들 중에는 조순 박사를 따르는 제자들이 많다. 특히 경제학과 66학번이 그러하다. 1967년 가을 조 박사가 서울상대 교수로 부임하여 강의한 첫 대상이 주로 경제학과 66학번 학생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 조 박사는“케인즈의 일반이론”등 신선한 경제이론뿐 아니라 동서양의 역사와 학문과 사상을 강의했고, 강의에는 영어와 한문과 일본어, 독일어가 어우러졌다. 이에 학생들은 모두 감동했고, 그 감동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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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순 선생 팔순기념문집 봉정식 

2008년 조 박사가 8순을 맞이하자 서울상대 몇몇 동문들이 모여 <조순선생 팔순기념문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9년3월에는 그의 붓글씨를 모아 <봉천학인한묵집(奉天學人翰墨集)>을 냈고, 같은 해 5월에는 그의 한시를 모아 <조순한시집(趙淳漢詩集);봉천혼요삼십년(奉天昏曉三十年)>을 발간했다. 이 때 한시집이1,2권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번 한시집은3권째가 된다.


이듬해 5월에는 그의 미출간 논문과 강연요지, 언론 기고문과 인터뷰 초록 등을 담은 <이 시대의 희망과 현실>(전5권)이라는 문집을 간행했다. 그리고 이 문집에 먼저 발행한 한묵집과 한시집을 합한 <조순선생 팔순기념문집>을 결집하여 조 박사에게 봉정했다.

문집 간행에는 김승진 전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고, 당시 홍용찬 우성해운 회장, 강호진 고려대 교수, 김동수 그라비타스코리아 대표, 김상남 코사상사 대표, 박기봉 비봉출판사 대표, 서준호 숭문고등학교 교장, 정운찬 국무총리,이계식 부산발전연구원 원장, 좌승희 서울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이효수 영남대 총장 등이 간행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중 홍용찬(경제 64학번), 이계식·좌승희(경제 67학번), 이정우(경제 69학번) 동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제학과 66학번이다. 문집 봉정식에서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축사를 했고, 출판을 담당한 박기봉 사장이 봉정을 했다. 이외에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많은 동문들이 문집간행을 후원했다.


이번 한시집은 퇴계학 연구원을 수료한 남옥주 여사와 주동일 영남대 강사가 초역(抄譯)을 하고, 이장우 영남대 중문과명예교수가 전체적인 교열과 윤문을 가하였다.

조순 박사는 시의 본문은 물론 주석까지 한문으로 썼기 때문에 한글로 번역되지 않으면 일반인이 읽기 어렵다. 위3 사람의 역할이 컸다.이장우 교수는 서울대 중어중문학과출신으로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난사 회원인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의 동생으로, 지난 해에는 형의 한시를 모아 <행파(杏坡, 이용태의 호) 한시집>을 번역, 출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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