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나의 스승, 나의 인생>을 출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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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선생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함께 한 55년의 기록
조순 선생(제자들은 그를 “박사님” 보다 “선생님”이라고 부른다)은 ‘조순학파’를형성할정도로훌륭한제자들을 많이 키워냈다. 하지만 많은 제자들 중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가장 가까운 제자’ 이자 ‘아들 같은 제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조순 선생을 위한 책 <나의 스승, 나의 인생>을 써서 출간했다.
조순 선생과 정운찬, 두 사람의 인연은 55년 전인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조순 선생은 서울상대에서 최초로 케인즈 이론을 비롯한 현대 경제학 강의를 시작했다. 그의 경제학 강의에는 영어, 독일어, 한문이 구사되었고, 문학, 역사, 철학이 배어 있었다. 배움에 목말랐던 많은 학생들을 모두 선생에게 감동했다. 특히 창조적 정신과 정책 구상이 사회 변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케인즈의 일반 이론”강의는 학생들로 하여금 실천적 경제학 세계에 눈뜨게 해 주었다. 이 때 정운찬 학생도 조순 선생의 강의에 감화를 받아 수업 후 칠판을 도맡아 지우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선생과 특별한 사제의 인연을 갖게 되었다.
그 후 조순 선생은 정운찬에게 학식뿐만 아니라 인덕도 훌륭한 스승이었다. 제자를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존중하며 대등한 입장에서 교유하였다. 정운찬에게도‘운찬호우好友, 좋은 벗’로 시작하는 편지도 여러 차례 써 주었다.
조순 선생은 1974년에 국내 최초의 현대적 경제학 교재인 <경제학 원론>을 출판했는데 1990년에 제5판을 낼 때는 정운찬 교수가 수정을 많이 해 드렸다. 이때 조순 선생이‘이렇게 많이 고쳤는데 어떻게 내 이름으로 내나. 공저로 하세’라고 하여 조순·정운찬 공저가 된 일도 있다. 참고로 제7판에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 78학번), 제8판(2010년)에는 김영식 서울대 교수(영문과 81학번)가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40년에 걸쳐 제자나 후배가 동참하여 공동 집필하는 책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정운찬은 서울상대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근무하던 중 조순 선생의 권유로 미국에 유학, 마이애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미국 컬럼비아대 조교수로 있다가 1978년 말 귀국해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서울대에서 경제학부장과 사회과학대학장을 지내고, 2002년 서울대학교 총장이 되었다. 2009년에는 국무총리가 되었고, 퇴임 후에는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동반성장’이라는 화두를 한국사회에 던져주었다. 지금은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동반성장’을 전도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기도 했다.
그는 이 책 <나의 스승, 나의 인생> 머릿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조순선생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셨다고 항상 말해왔다. 대학 2학년이던 1967년부터 오늘까지 55년 동안 만들어 주셨다. 경제학에 처음으로 흥미를 갖게 해 주셨고, 졸업 후 취직도 시켜주셨다. 유학을 보내 주시고, 서울대 교수로 초대해 주셨다. 그 후 내가 학자로서 올바른 삶을 살도록 도와주셨다. 한마디로 나를 끌고 밀며 내 인생을 만들어 주셨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조 선생이 어떻게 나를 만드셨는지 소개함으로써 부분적으로나마 은혜를 갚고자 한다. 내가 입은 은혜를 다 갚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평생 입은 은혜를 책 한 권에 다 담을 수는없는 일이다…
“그를 처음 만난 1967년 대학 강의실에서 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그 길을 거슬러 걸은 지난 1년은 귀한 인연을 다시 만난 듯 가슴 벅찬 감동의 시간이었다. 선생의 뒤를 쫓아 나 자신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살았다. 제자들에게 조순 선생처럼 훌륭한 스승이 되겠다는 마음은 간절했으나 선생의 그림자에도 미치지 못
했음을 고백한다. … 큰 스승이 되어주지 못해 늘 제자들에게 미안했고, 조순 선생에게 죄송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나의 그런 부족함이 드러나더라도, 작은 용기라도 내어 선생과 함께한 일들을 엮어 책으로 내는 이유는 제2, 제3의 조순 선생이 나타나 훌륭한 사제의 도가 펼쳐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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