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호] 디지털 대전환기 승자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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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영(국경 39회, 경제학 박사, 매일경제 월간국장)



코로나19가 2년째 창궐 중이다. 3차 유행에 변종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린다. 백신접종이 시작됐어도 집단 면역까진 고난의 일상이 지속된다.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면역장벽이 생길 수 있다 . 뉴노멀(New normal)이 전개된다. 삶의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 답답하기 그지없는‘집콕 라이프’가 대세다. 사람들이 집에서 놀고 즐기는 홈 루덴스(Home Ludens)족으로 변했다. 쇼핑, 사무, 교육, 금융거래, 건강관리, 식사 등 대부분 활동이 집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많은 이가 모바일 기기로 소통하고 재미와 정보를 찾는데 몰두한다.


산업과 노동 현장에서는 디지털 대전환이 전개된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영향에 4차 산업혁명이 4~5년 앞당겨졌다. 전통 산업을 무너뜨리는 창의적 혁신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난다. 공간, 속도, 관계를 바꾸는 디지털 혁명이 쓰나미처럼 몰아 닥친다. AI(인공지능), 클라우드, VR(가상현실), 빅데이터, 퀀텀컴퓨팅, 스마트카 등 4차 산업혁명 전초지대에서 대대적 충돌이 일어난다. 미래기술 패권전쟁이다. 디지털 기술을 최강병기로 무장한 플랫폼 기업이 승자독식 신화를 썼다. 애플, MS,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었다. 플랫폼 기업의 약진에 에너지, 자동차, 금융, 유통산업의 전통기업은 상위 랭커에서 밀려났다.


예측불허의 부카(VUCA) 시대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뒤얽힌다. 경쟁의 양상이 달라진다. 남보다 먼저 도착해 깃발만 꽂으면 땅을 차지했던 기업의 서부개척시대는 종언을 고한다. 자칫 방심하다간 가진 땅도 빼앗길 판이다. 과거 대기업은 자신만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향유하며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이젠 막강한 경쟁자가 도전장을 낸다.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변한다. 영원한 1등은 없다. 파죽지세로 성장한 빅테크들 간에 충돌이 벌어진다. 신화시대 그리스 올림푸스 신들과 거인족과 의 전쟁으로 세상이 화염에 휩싸이고 신전이 붕괴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산업 간 경계가 파괴되는‘빅블러(Big blur)’현상이 두드러진다. 유통, 배송혁명이 본격화되며 이업종(業種) 진출(Crossover)이 활발해진다. 다른 산업 협력자와 손잡는 합종연횡(合從곞衡)이 일어난다. 기업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한다. 국내 통신사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모빌리티, 콘텐츠, 유통, 금융등 신규 사업 진출을 시도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기업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금융산업에 적극 진출한다. 역으로 대형은행은 쇼핑, 음식 주문, 부동산·자동차 중개 등 생활 플랫폼 비즈니스를 넘본다. 공유경제의 확산, 구독경제의 성장으로 소유경제는 종언을 고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Servitization) 현상도 일반화한다.


그러면 이 시대에 기존 전통산업에 속한 기업은 어떤 대응전략을 써야 하나? 눈뜨고 코 베이는 진검승부(眞劍勝負)의 시대에 넋놓고 있다간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
첫째, 디지털 대전환과 플랫폼 사고는 필수다. 기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디지털 마인드와 플랫폼 비즈니스 체질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기민성(Agility)과 회복력(Resilience) 강화로 틈새 돌파구를 찾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셋째, 자신만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별화(Differentiation), 원가 우위(Costadvantage), 선택과 집중(Focus)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함으로써 무한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AI 시대를 대비하는 4C능력을 갖춰야 한다. 즉 창의성(Creativity),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thinking), 소통(Communication), 으로 혁신을 창조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이 잠재 경쟁력을 십분 발휘해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도록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스마트행정의 구현으로 시장경제 창달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 홍기영 국장
1989년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기자로 입사하여 국제부장, 과학기술부장, 중소기업부장, 증권2부장, 프리미엄뉴스부장, 경제부장, 경제경영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매경이코노미 주간국장을 거쳐 경제월간지 LUXMEN의 월간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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