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호] “직원이 우선이다”, AK홀딩스의 이석주 대표(경영 8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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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취업자의 18.6%가 실직했고, 현재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43.9% 가 해고 불안에 싸여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자동차, 항공, 관광, 중공업, 유통 등 업종에서는 상시 구조조정이 일상화되어 있고, 특히 항공업계는 거의 모든 기업이 희망퇴직,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고용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기업이 있다. 재계 60위(2019년 기준) 애경그룹의 이야기다. 애경그룹은 항공과 화학, 유통과 소비재 등 4개 부문의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대표가 경영학과 88학번 이석주 동문이다.
이 대표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고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투자회사 발모어파트너스에서 근무하다가 V&S투자자문사를 설립, 운영한 경력이 있다. 그는 2008년 애경산업 혁신부문장(상무)으로 영입되어 곧 마케팅부문장(전무)로 활동하는 한편 2012년에 제주항공 감사를 겸직했고, 2014년에는 마케팅본부장, 2015년에 커머셜본부장을 겸직했다. 2016년에는 애경산업의 전략/마케팅 총괄 부문장(부사장)을 맡았고, 2017년 11월에는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었다. 제주항공은 진에어, 에어부산 등과 같은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LCC)의 하나다.
이석주 대표는 1969년생으로 항공업계에서는 가장 젊은 CEO(최고경영자)로 통했으며, 특히 마케팅 전문가라는 이색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18년 이 대표는 제주항공에 지방공항을 출발하는 국제노선을 10개에서 17개로 확대했고, 보잉 737-MAX를 중심으로 보유 항공기 대수를 대폭 늘리면서 신규 국제노선도 늘렸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저비용항공업계에서 수요를 선점하고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019년에는 항공기 좌석수를 189석에서 174석으로 줄인“뉴클래스”좌석을 설치했다. 뉴클래스 좌석은 복도 좌우에 3개씩 있던 일부 좌석을 2개씩으로 줄여 좌석간 거리를 넓힌 것이다. 추가비용은 들지만 편한 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국제선뿐만 아니라 국내선에도 도입했다.
이런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제주항공은 2018년에 매출 1조 259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6.3% 증가한 것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또 그해 영업이익은 1,012억원으로 2년 연속 1천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올렸다.
이 대표가 이 같은 성과를 올린 데에는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IT서비스가 크게 뒷받침 되었다. 제주항공은 2018년 IT서비스 강화를 위해 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는 2017년 제주항공 영업이익(1,016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편으로는 ‘직원 우선(Employee First)’,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서비스로 이어진다는 신조로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객실 승무원의 두발 자유화, 안경 착용 허용, 뾰족구두 착용 자유화 등 외모 규정에 변화를 주면서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했다.
이석주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지주회사인 AK홀딩스 대표로 발탁되었다. 그룹과 제주항공 간의 공조를 강화해 제주항공의 사업혁신을 이뤄낼 방침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19년 5조 6,681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조 9,654억원으로 30%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926억원에서 108억원으로 97%가 줄었다. 주력사업인 항공부문에서만 전년보다 매출이 1조원 넘게 줄고, 3,000억원 가까이 적자를 냈다. 코로나 시대에 맞이한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는가가 이 대표의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최악의 경영실적에도 애경그룹은 해고 회피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의 힘은 결국 직원들한테서 나온다는 믿음에서다. 이석주 대표는“기업이 어렵다고 사람을 줄인다면 남아있는 직원들 역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강조한다. 실제 제주항공과 자회사인 JAS의 경우 2020년 3,933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 3월말 현재 3,528명으로 405명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직원수가 줄어든 것은 순전히 자발적 이직에 의한 것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3월 올해의 경영방침으로 RED 경영을 선포했다. RED는 Resilience(회복탄력성), ESG(환경·사회 · 지배구조),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의 약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해 나갈 키워드다. 여기서 Resilience는 코로나19로 지친 조직의 회복탄력성 확보를 뜻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석주 대표는 “RED 컬러가 색채심리학적으로 열정을, 신호로는 긴박함을 나타내듯이 열정을 바탕으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고 자칫 실행이 늦어지면 애경그룹이 경쟁에 뒤처진다는 긴박감을 갖고 경영활동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참고로 제주항공의 후임 대표이사로는 국제경제학과 84학번 김이배 동문이 선임되었다. 그는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에 서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시아나항공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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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작성일 2021.06.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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