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호] 세기의 보물을 찾아서⑤ 이집트 피라미드 / 한영국(경제 50학번, 금토상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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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의 북동쪽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이집트. 세계 문명 발달사의 첫 손가락에 꼽히는 나라다.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 등에서도 으뜸가는, 이집트의 수많은 역사적 보물 중 이번에는 피라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카이로 국제공항에 내려 수도 카이로에 들어서면 아직도 옛 영국 지배의 잔재가 남아 있다. 거기서 얼마 안 가면 이집트의 생명의 젖 줄기 나일강의 서쪽에 자리잡은 높은 언덕 위에 뚜렷이 눈에 띄는 3개의 피라미드가 있다. 이곳이 곧“기자(Giza)”지구로 카이로 시내에서 불과 10여 Km 떨어진 곳인데, 이 곳 피라미드를 “기자의 3대 피라미드”라고 일컫는다.


이집트는 선 왕조 시대라 하여 BC4,500년전 신석기 시대에 농경, 목축 등을 하면서 나라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지금으로부터는 약 6,500여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3대 피라미드, 즉 쿠푸, 카프레, 멘카우레 피라미드는 왕국시대가 점점 발달한 BC2,550년경, 즉 지금부터 4,550여년 전에 쿠푸 왕, 카프레 왕, 멘카우레 왕에 의하여 각각 건설되었던 것이다. 그 전후에도 수많은 왕들이 자기 무덤영생의 세계를 위하여 피라미드를 건설하였으나 대부분이 사막의 강풍과 모진 기후에 못 견뎌 보잘것없이 허물어졌다고 하는데 이 기자의 3대 피라미드만 오늘날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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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기자의 3대 피라미드


이 쿠푸 왕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데는 약 10만명 정도의 사람이 동원되었을 것이라 한다. 다 아시다시피 이 무덤은 거대한 돌을 쌓아 올려 만들었는데 한 개에 평균 2.5톤이나 되는 긴 사각형 돌이 약 2백50여 만개나 들어갔다 한다. 그 많은 돌들을 약 10여 km나 되는 채석장에서부터 운반해 와서 약 30년이나 걸려 완성시켰다니 당시 왕의 힘이 얼마나 절대적이고 강력했는지 알 수 있다. 그것도 4~5천년 전에 말이다.


쿠푸 왕 피라미드의 위치와 크기를 살펴보자. 피라미드의 기저부(基底部)는 4각형으로 정확하게 동서남북의 정 위치를 가리키고 있으며, 한 변의 길이가 230.36m, 높이가 146.7m라고 한다. 그런데 그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북극성을 가리키는 설계가 되어 있었다니 이 또한 현대 천문학자들로서는 놀라운 일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그 당시 사람들도 저하늘을 쳐다 보았으며, 그 이전 수 만 년전 인류도 북극성을 좌표로 삼았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영구히 빛날 북극성을 생각하면 신비로운 우주관에 인간의 존재가 너무나도 왜소하게 느껴진다.


또 쿠푸 왕의 아들 카프레 왕 피라미드앞에는 그 유명한 스핑크스가 있다. 이 스핑크스는 머리는 사람의 모습, 몸체는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 막강한 왕권(王權)을 상징한다고 한다. 잠시 우리 한반도 역사에 눈을 돌려 보자. 지금 우리들은 단기(檀紀)를 잘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올해는 단기로 4,354년이다. 이 4,000여년의 역사에 우리 조상들은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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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도 관산리 고인돌
 

이집트에 피라미드가 있다면 우리 한반도에는 고인돌이 있다. 역사가 기록되기 전 한반도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증거물은 현재 고인돌뿐이라고 한다. 이 거석 문화 유산의 하나인 고인돌은 전 세계에 약 7만개 가까이 발견 됐는데, 그 중 3만개 이상이 한반도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니 한반도가 곧 고인돌의 본거지인 셈이다. 그리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한반도의 고인돌은 모두 거석(巨石)으로 만들어진 무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반도 고인돌은 대체로 기원전 1200여년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황해남도 은율군에 있는 관산리 고인돌이다. 고인돌은 대개 2개의 굄돌(받침돌) 위에 커다란 덮개돌을 얹는 방식으로 세워진다. 그리고 2개의 받침돌 사이 한쪽 또는 양쪽에 막음돌(마구리돌)을 세워 막는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간을 돌방, 석실(石室), 또는 무덤방이라고 한다.


관산리 고인돌 중 가장 규모가 큰 1호 고인돌은 해발 80m, 서해 바다가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에 있다. 고인돌 부지에는 먼저 흙을 돋우어 사방 3.5 m, 높이 65㎝ 크기의 토단(土壇)을 만들었다. 그 위에 세워진 고인돌의 굄돌은 너비 350cm, 높이 216cm, 두께 31cm, 막음돌은 너비 230~250cm, 높이 210cm, 두께 25cm이며, 그 위에 얹혀진 덮개돌은 길이 875cm, 너비 450cm, 두께가 30cm나 된다고 한다. 이 덮개돌 아래 만들어진 돌방은 길이 330cm, 너비 140cm, 높이 215cm에 이른다.


관산리 1호 고인돌은 무게가 자그마치 9톤이나 되는데 이는 오히려 가벼운 편이다. 전남 화순에는 덮개돌의 무게가 100톤이 넘는 고인돌이 수십기나 되고, 강화도 고인돌의 덮개돌은 50톤에서 80톤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 무지막지한 거석을 누가 어떻게 끌어올려 무덤을 만들었는가. 이 역시 강력한 통치 권력자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권력의 힘은 또 어디서 나왔을까. 우리나라 고인돌 위에도 북두칠성이나 북극성을 암시하는 구멍자국이 있다고 한다. 옛 사람들이 하늘이나 별을 신앙하는 마음은 동서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다시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돌아간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10여년 전에 필자가 방문 했을 때에는 관광객들이 이 쿠푸 왕 피라미드 내부에 들어가 구경할 수가 있었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이 무덤 안에 들어가는 것을 조심해야 할것이다. 필자가 그 때 가슴이 몹시 답답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피라미드 내부에 들어 가서 좁은 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가니 왕비의 방이 나오고, 거기서 좀더 올라가니 왕의 방이 나왔다. 그 석실에는 아무 것도 없고, 왕이나 왕비의 시신을 안치했었을 돌관(石棺) 하나씩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쿠푸 왕이 저 세상으로 타고 올라갈 큰 배가 무덤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양질의 목재선이며, 길이가 약 43m나 되며“태양의 배”라고 하는데, 일반 배는 돛도 있고 돛대도 있지만 이 배에는 그것이 없다. 북쪽으로 향하는 배, 즉 내세를 향해가는 배에는 돛대가 없는데 이는 당시 이집트 사람들이 나일강을 남쪽(상류)으로 거슬러 올라 갈때는 돛대가 필요했지만, 북쪽(하류, 지중해 쪽)으로 내려갈 때는 돛대 없이도 그저 물결을 따라 배가 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한가지, 앞에서 이야기한 피라미드 기저부 한 변의 길이가 230.36m, 높이가 146.7m라는 것은 현대 미터(m)법에 의한 길이의 표시다. 그러면 그 당시 이집트 사람들은 길이를 어떻게 재었을까. 당시 이집트 사람들은 미터법은 물론 아니고 “큐빗(Cubit)”이라는 단위를 썼다. 큐빗은 왕이 팔을 펴서 90도로 펴 올렸을 때 팔꿈치부터 가운데 손가락까지의 길이인데 이를 미터로 환산하면 약 52.35cm가 된다고 한다. 이 큐빗 단위로 환산하면 피라미드의 높이 146.7m는 대략 280큐빗이 되고, 기저부 한변의 길이 230.36m는 440큐빗이 된다.


그리고 고대 이집트 왕들은 그의 영혼이 영구불멸하여 이 세상에 다시 올 수 있도록 시신을“미이라”로 만들고, 그 미이라를 수 많은 보물과 함께 묻었지만 그 시신과 보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60여개의 무덤이 하나 같이 도굴꾼에 의하여 파헤쳐지고 보물들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어느 시대에든 도굴꾼들이 이 무덤을 찾아 헤맸고, 오히려 이왕 묘의 묘지기들이 30년을 넘기지 않고 다 파가기도 하였다. 이런 사실들이 이집트의 오래된 역대 재판기록에 세세히 기록되어 있음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단 하나의 무덤이 손도 안 댄 채 깨끗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한 고고학자가 발견한 일이 있다고 한다. 이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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