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호] 자영업자가 넘쳐자는 이유 / 이해익(경제 64학번, 전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작성자 정보
- 편집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766 조회
본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통 받다가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심한 타격 을 입었다. 그래서 작년 3월 26일에 국세청은 696만명의 자영업자들을 모두 세무조사 대상에서 뺀다고 밝혔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작년 10월 27일 전국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불나방’말에 논란도 일었다. 이처럼 자영업자에 대한 걱정이 이래저래 많다. 게다가 한국자영업연구원 권순우 원장(경제 81학번)의 지적대로 ‘최저임금인상→기업수익악화→고용축소→가계소득감소→수요감소’라는 악순환의 위험을 고려하여(2021.8.1일자 본보11면) 균형감 있게 소득주도성장정책을 펴야했다. 그런데 ‘무능·편벽’한 문재인 정부는 집값 폭등, 졸속탈원전정책 등과 함께 경제를 뭉개다가 펜데믹에 따른 본격적인 고통이 격화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0년 OECD자료에 의하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미국 6.3%, 일본 10.0%, 한국 24.6%다.
따라서 미국·일본 수준으로 줄이는 비전이 세워져야 한다. 자영업자가 어려움이 큰데도 많은 이유는 산업공동화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제조업 생산시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2011~2020년 일자리 감소 누적치로는 49만 1000개에 달한다. 지난 10년 한국 10대 재벌들의 매출은 두배 이상 늘었는데 종업원수는 거의 그대로다.
금융감독원자료에 따른 10대 기업 중 1위, 삼성전자의 2011년도 매출액은 120조 8,157억원에 종업원수는 101,970명이었는데, 2020년 매출액은 236조, 8,069억원에 종업원수는 111,274명(2021년 6월말 기준)이었다. 매출은 1.96배 성장했으나 종업원은 거의 그대로다. 5위, 현대차도 42조 7,740억원, 57,105명이 103조 9,976억원, 70,641명으로 매출은 2.45배 성장했으나 종업원은 23% 늘었을 뿐이다.
더구나 현대차는 1996년 이후 25년간 국내공장 증설이 하나도 없었다.
9위, LG전자도 그렇다. 28조 0,971억원, 35,286명이 63조 2,620억원으로 늘었으나 39,099명밖에 되지 않아 2.25배 성장에 종업원은 거의 그대로다. 10위,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정부로부터 극진히 혜택을 받는 한국의 10대 대표기업들이 성장하면서도 모두 해외에 나갔고 국내 일자리 기여가 거의 없었다. 중견·중소기업들도 모두 따라했다. 바로 생산시설 해외이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다. 오프쇼어링만 문제가 아니다. 괴상한 기업문화가 있다. ‘직급정년제’라 할 수 있다. 신입사원 20명이 입사했다. 그 후 4~5년이 지나 12명이 과장이 되면 진급되지 못한 8명은 퇴직 후 여기저기 전전하다 자영업자가 된다. 유럽에 가보면 한국과 달리 나이 지긋한 과장을 왕왕 본다.
물론 30대 새파란 부사장도 만난다. 과장 진급후 5~6년 지내면 그중 7명이 부장이 되고 5명은 퇴직한다. 그후 3명이 이사가 되면 4명은 퇴직 후 자연스레 자영업자가 되어 끝내는 골탕을 먹는다. 이래서 자영업자가 끊임없이 생겼던 이유다. 자영업자중 6~70%는 고배를 든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을까.
바로 리쇼어링(RESHORING)이다. 기업의 자국 U턴정책이다.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을 보라. 자국기업의 리쇼어링만이 아니다. 배터리와 반도체 등 타국의 기업까지 미국으로 들어오라 한다. 좋은 일자리와 경제성장과 경제안보 때문이다. 강력한 리쇼어링 대책을 마련하고 직급정년제란 괴상한 기업문화를 바꾸는 대선후보들의 정책대결이 요구된다.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의 두차례 모두 전범국가였다. 그래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동·서독으로 분단되어 소련과 미국·영국·프랑스에 대가를 치루었다. 그러면서도 분단된 채 서독은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부흥을 일으키며 1990년 동·서독 통일도 이루면서 세계 최강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들만의 ‘라인자본주의’의 특징은 산업자본과 금융, 노사간 협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제조업 중심의 장기성장모델’로 독일주식회사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독일은 인구규모가 8,310만명이고 경제규모도 미국(인구 3억 3,200만명)과 일본(1억 2,500만명)보다 작지만 수출액은 1조 3,800억 달러로 최상을 달리고 있다. 이는 기초과학과 기술연구에 힘쓴 결과 지금까지 10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 배경이다. 또 독일의 경쟁력은 교육에서 출발한다. 기술교육과 직업교육·실용교육이 발달했다. 마이스터 제도는 장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말해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미국 뉴욕시립대 폴 크루그먼 교수의 지적처럼 ‘독일식 교육과 제조업 수출경쟁력’이 독일의 강점인 것이다. 세계경제대전에서 독일의 지멘스와 SAP, 폭스바겐과 벤츠, BMW 그리고 BASF와 바이엘 등 글로벌 대기업은 항공모함이고 ‘히든 챔피언’들은 쾌속정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의 지적처럼 히든 챔피언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 수준의 강소기업이다. 독일의 히든 챔피언은 1,600여개 세계 55%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은 20~30개 수준이다. 유치원 3년, 초등학교 4년이 끝나면 기능직업을 택할지 대학을 택할지 선택한다. 약 330개 공인된 직업교육에 약 48만개 기업이 직업교육생을 받아 키운다.
대학은 30여%가 선택하고 60~70% 다수가 공인된 직업교육을 선택한다. 반면에 한국은 고등교육 1위, 대졸취업율 OECD 31위, 최하위권이다. 못 배운 게 한(恨)이었던 기성세대가 자식들은 억지로라도 대학에 보냈다. 과거에는 고졸 80%이상, 요즘은 70%가 대학에 진학한다. 2020년 신생아는 27만명이었다. 대학교 1년 입학생수 55만명에 비해 앞으로 19년후 27만명 모두가 대학에 간다한들 대학교, 반이상이 없어져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 대졸자 65%가 최포족(취업을 포기한 족)이라는 게 나왔다. 대졸자를 못 쫓아가는 적정일자리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9년 9월 현재 대졸자수는 1,512만명이고 적정일자리는 1,080만개뿐이었다. 대졸자가 취업할 수 있는 화이트칼라의 수준은 독일처럼 고졸 30% 수준 이내다. 한국처럼 고졸 7~80%가 대학을 나오면 실업자가 되든 하향 일자리나 비정규직으로 가야한다. 대졸 비정규직은 284만명으로 문재인 정부 4년여에 70여만명이 늘었다.
취포족, 대졸 실업자, 비정규직 등 모두가 자영업자를 향하는 잠재공급원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미숙한 자영업으로 가족의 재산을 말아먹고 OECD 최고수준인 43% 이상의 한국노인 빈곤율을 높여 왔던 ‘캥거루족’이 되곤 했다. 한국교육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